


김은혜
1학년 18세
여성, 161cm 50kg
질끈 동여맨 머리, 단정한 차림새. 그야말로 '모범생'이라는 단어를 형상화 해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니 양쪽 귀가 뚫렸던 흔적이 보이는 것 같아요. 방학임에도 늘 빳빳한 셔츠나 잘 정돈된 마이, 흐트러짐 없는 겉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발목까지 오는 흰 양말에 굽 없는 낮은 검은색 가죽 단화를 신고 있어요. 무뚝뚝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다르게 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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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 (8)
방어 ■■■□□□□□□□ (3)
운 ■■■■■■■□□□ (7)
“ ...공부를 가르쳐 달라고? ”

성실한 모범생, 낮은 발화점, 비밀스러운, 노력하는 야망가
" 숙제는 36P부터 41P까지 정독해 오는 거였어. "
은혜는 자신이 듣는 모든 과목의 스케쥴을 꿰고 있습니다. 반듯한 글씨로 그날 할 일과 내일 해야 할 일, 일주일 동안 해야 할 일을 나눠 쓰고 있기 때문이죠. 딱히 부지런한 이와 게으른 이를 나눠 핀잔을 주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깜빡하고 잊은 일정이나 숙제가 있다면 은혜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분명 은은한 미소로 대답해 줄 테니까요.
"너 지금 나 놀리니? 그만 해. ...처맞기 싫으면..."
은혜는 은근 엄한 구석이 있습니다. 엄하다고 할까요, 폭력적인 면이 있다 라는 말이 더 알맞은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과묵한 승려 같다가도, 열을 받으면 어느 순간부터 상또라이로 변해버립니다. 물건을 던지거나, 육두문자를 따발총처럼 날리는 등 하는 짓이 깡패가 따로 없어요. 사람이 이렇게나 순식간에 휙휙 변할 수가 있다니! 희한한 일입니다.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이상은 당신에겐 늘 웃어줄 것입니다. 웬만하면 속을 긁지 않는 편이 좋겠어요. 그녀의 전공인 바이올린과 관계 없이 자리 잡은, 손 어딘가의 굳은 살과 은근한 팔뚝의 잔근육을 보았다는 증언이 있었거든요. 어디서 싸움이라도 하고 다니는 걸까요?
"바, 밤에 어딜 갔냐고? 별거 아냐..."
학업과 관련된 모든 것을 대답해주는 상냥한(?) 은혜지만, 자신과 관련된 질문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거짓말엔 그다지 재능이 없는 건지, 말까지 더듬어가며 아주 티가 나게 주제를 돌리죠. 그런 모습이 사람의 호기심을 더욱더 부추긴다는 사실을 알긴 하는 걸까요?
"시작한 건 끝을 봐야지."
안 되면 될 때까지 해라, 라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아이입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이왕 시작한 일을 목표하는 바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는 건 꼴사나운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에게 강요를 할 생각은 없지만, 생각은 자유니까요.
-은혜에게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말을 가볍게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중도 포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잖아요!
혈액형ㅣA
생일ㅣ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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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ㅣ음악, 무대, 자기관리
Hㅣ취미나 직업에 수준을 나누는 것, 역지사지를 할 줄 모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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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바밤메
(낮에는 바이올린 밤에는 헤비메탈)
바이올린 유망주. 떠오르는 신예. 혜성처럼 나타난 신동! 이름 있는 대회에서 상을 좀 타주고, 시시하기 짝이 없는 인터뷰에서 입에 발린 뻔한 대사까지 쳐주면 촉망받는 '특기생'이 완성됩니다. 그래요, 빌어먹을 특기생! 아버지는 피아노, 어머니는 성악을 전공하셨습니다. 당장 초록창에 검색해보면, 그녀조차도 모르는 부모님의 상세한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상하셨듯이, 은혜는 두분 덕에 음악의 피를 타고났습니다. 부모님 말을 빌리자면, '수준 높은 음악'의 재능을요. 아주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켰습니다. 한 몸처럼요. 한 시도 떨어질 수 없었습니다. 지독하게요! 앞길이 창창한 여자 아이의 인생 설명에 왜 이렇게 분노가 서려있는 걸까? -를 눈치채셨다면, 알려드리는 게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녀는 사실 바이올린보다, 고상한 척 하는 관객보다, 엄마 아빠보다, 더 더 좋아하는 게 있어요. 바로... '헤비메탈' 입니다!
헤비메탈
은혜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충 눈치채고 있을지도 몰라요. 직접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지만, 종종 가방에서 실수로 꺼낸 헤비메탈 앨범이나, 바이올린일 리 없는 커다란 일렉기타 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포착되었거든요. 아무도 없는 화장실에서 머리를 흔들며 일렉기타를 쥔 모션을 취한 적도 있고-들킨 적 없다고 생각합니다-, 밤에 산발을 한 채 어떤 연습실에서 걸어 나왔다는 증언 또한 있어요. 이쯤 되면 모르는 게 이상합니다. 하지만 감히 아는 척을 하는 이는 없습니다.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절대 부끄러워하는 게 아닌 열이 받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일렉기타를 무기 삼아 화자를 후려 팰 것이 분명하니까요. 입 조심하는 게 좋을 거라면서요.
-은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음악을 찾아 듣던 중, 운명처럼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만나버렸습니다. 시원하게 올라가는 샤우팅을 듣고 있노라면, 걱정 고민이 싹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죠. 그리고 곧바로 귀에 때려 박히는 리드 기타의 멋짐을 알아버립니다. 이거다!! 일렉기타라니. 환상적인 악기죠!!
-부모님이 반대하지 않으시냐구요? 당연히 하시겠지요. 하지만 은혜는 철두철미한 성격입니다. 거짓말은 잘 못 하지만, 그거야 들켰을 때 필요한 스킬이니 상관 없어요. 애초에 들키지만 않으면 되는 겁니다. 완벽한 알리바이. 빈틈 없는 스케쥴. 은혜는 완전 범죄를 꿈꾸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바이올린에 비해 실력은 미미합니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따로 있다고 하던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일렉기타를 연주할 때의 은혜는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여요. 그것만은 분명합니다. 자신의 취미를 이해해줄 이를 만나길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론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공존합니다.
-일렉기타는 용돈을 모아 구매했습니다. 따로 아르바이트를 할 필요는 없었어요. 유복한 가정이니까요.
-귀걸이는 피어싱을 한 자리입니다. 멋지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