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훈으로부터 미소를 자아내는 다정함이나 이유 없는 친절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신랄한 혓바닥을 가진 직설적 성격에, 득과 실을 꼼꼼히 따져가며 득이 되는 방향으로만 행동하려 하는 고등학생답지 않은 계산적 사고방식. 도훈은 특히 학업적인 면에서는 인간적인 빈틈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행동하는 학생이었다. '오전 5시 30분 기상, 한 시간 동안 아침 운동, 아침 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음. 오후 11시 취침'  같은 생활 방식을 거의 3년 내내 지켜왔으니 말 다했다. 하지만 종종 그 엄한 기준이 타인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물론 그도 매너를 아는 인간이기에 일정한 선이야 지키지만, 어째 칭찬이나 따뜻한 말 한마디를 못하니 주변에 친구가 많을 리도 없다. 

 

• 매사 완벽을 추구하는 만큼 스트레스에 예민하고 불 같은 구석이 있다. 특히 무언가 계획에 어긋나는 것, 예상과 다르거나 제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을 질색한다. 아무리 노력한들 삶이 다 원하는 대로 흘러갈 리 없는데도. 그럴 때면 미간이 구겨지고, 안 그래도 부스스한 머리를 잔뜩 헝클어트리기도 하고, 냉랭한 기운를 뿜어내며 화를 낼 때도 있었다. 본인이 감정적인 것을 알기에 더욱 이성적이려 노력하지만… 글쎄. 아직은 요령이 부족하다.

 

• 요컨대 성격 나쁘다. 하지만 도훈은 누군가에게 '흠잡을 곳 없는 학생' 이었으며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표현에 인색할 뿐 제 주변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아니며, 사리에 맞는다면 주어진 일에는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다루기 힘든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상대가 그의 방식을 존중한다면 마음을 열지 않을 리 없다.

李道訓 : 길 도, 인도할 훈

10월 15일 생. 중산층 가정의 외동아들.

일반 학생.

3학년 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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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어 1, 수학 1, 영어 1 ...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의심할 여지 없는 엘리트. 내신이며 모의고사 성적이며 세 손가락 이내의 전교권 등수를 놓쳐본 적이 없다. 때문에 매년 성적장학제도 학생으로 선발되었다.

• 수시로 원하는 대학 의예과에 합격했다.

• 특유의 모범생 이미지가 있어 진성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만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로 통할 뿐, 윗사람이나 어른들에게는 묘하게 싹싹한 구석이 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평판 또한 아주 좋은 편. 훌륭한 성적에 품행도 반듯하니 여러모로 총애받는 학생이었다.

• 같은 기숙사를 사용하는 학생들은 꽤 고생해왔다. 도훈의 생활 패턴을 맞추기도 힘들 뿐더러, 꼬투리 하나만 잡으면 잔소리가 쉴 날이 없으니 1~2학년 때까지만 해도 방을 바꿔달라는 문의가 속출했었다.

• 도서부. 책에 대한 관심 보다는 동아리 시간이나 방과 후에 조용히 자습할 수 있는 환경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특유의 꼼꼼한 성격 덕분에 여러 도우미 활동도 곧잘 맡아서 하는 편이다. 상습적으로 도서 반납일을 연체하는 학생의 책 이름과 대여일을 기억해두었다가 독촉하는 일도 흔했다. 최근 2학년 부원에게 인수인계를 마쳤다.

• 연애와는 별로 연이 없어 보이는 성격과 다르게 시시콜콜한 스캔들도 있었다. 언젠가는 동아리 선배였고 언젠가는 옆학교 학생이었다고. 관련해서 놀리면 화낸다.

 

• 취미와 특기는 모두 정리정돈 및 청소, 의외로 요리에 재주가 있다. 자신있는 분야는 한식류.

• 좋아하는 것은 새 필기구, 클래식 음악, 선인장 키우기.

• 꺼리는 것은 계획 이탈, 미련할 정도의 선함, 거짓말.